김연경 '복귀설'만으로 배구계가 들썩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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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마이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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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KGC 인삼공사에서 활약하며 득점 1위(832점)에 올랐던 이탈리아 국적의 라이트 공격수 발렌티나 디우프는 인삼공사와 재계약하며 다음 시즌에도 V리그에서 활약하게 됐다. 디우프는 이탈리아 프로팀에서도 입단 제의를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인삼공사와의 재계약을 선택했다. 디우프가 한국을 선택하게 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소위 'K-방역'이라 불리는 한국의 뛰어난 '코로나19 방역 시스템'이었다.

한국은 최근 클럽과 물류센터, 교회 등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집단감염사례가 발견되면서 다시 질병관리본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적게는 하루 수 백 명, 많게는 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아메리카 대륙이나 유럽에 비하면 상황이 아주 나은 편이다. 실제로 유럽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의 공포를 경험한 디우프의 모국 이탈리아는 현재까지 23만 명이 넘는 확진자와 3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이처럼 스포츠 선수들은 많은 연봉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안전한 곳에서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기를 원한다. 최근 터키리그가 중단되면서 엑자시바시와의 인연을 정리하고 국내로 돌아온 한국 여자배구의 '캡틴' 김연경도 1일 국내 복귀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연경측은 V리그가 차기 행선지로 알아보고 있는 여러 리그 중 하나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배구팬들은 벌써부터 '여제' 김연경의 복귀 '설'에 잔뜩 들떠 있다.

아시아와 유럽 넘나들며 '도장깨기'하고 다닌 배구계의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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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배구인들과 배구팬들이 오랜 기간 갈망하던 프로배구가 출범했다. 하지만 여자부에서는 KT&G 아리엘스(현 인삼공사)와 한국도로공사의 우승다툼보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GS칼텍스의 꼴찌다툼이 더 치열하게 전개됐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능'으로 불린 한일전산여고의 윙스파이커 김연경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었다. 그리고 프로원년 꼴찌의 영광(?)을 차지한 흥국생명이 김연경을 지명하는 행운을 누렸다.

김연경이 좀처럼 나오기 힘든 대형신인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지만 '김연경 열풍'은 예상보다 더욱 거셌다. 김연경은 프로 입문 첫 시즌부터 득점(756점)과 공격성공률(39.68%), 서브(세트당 0.41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신인왕과 정규리그 MVP, 챔프전MVP를 휩쓸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함께 한 네 시즌 중 세 번이나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고 김연경은 흥국생명이 우승을 차지한 시즌 챔프전 MVP를 모두 독식했다.

2009년 더 이상 국내에서 이룰 게 없었던 김연경은 해외진출을 추진해 일본의 JT마블러스에 입단했다. 김연경은 일본에서도 이적 첫 시즌부터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득점왕과 BEST6에 선정됐고 JT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2010-2011 시즌에는 BEST6와 함께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며 일본 무대를 평정했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한국과 일본 리그를 지배한 김연경은 2011년 터키리그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며 유럽무대 도전에 나섰다. 

김연경은 유럽 진출 첫 시즌부터 페네르바체를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4강에서 46%의 공격성공률로 32득점, 결승에서 51%의 공격성공률로 23득점을 기록한 김연경은 대회 MVP와 득점왕을 석권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올라선 김연경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8경기에서 207득점(경기당 25.9득점)을 올리는 원맨쇼를 통해 메달획득에 실패했음에도 대회 MVP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김연경은 유럽 진출 과정에서 전 소속팀 흥국생명과의 이적파동으로 2년 동안 마음고생을 했고 이 기간 동안 팀 성적이나 개인 활약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2013-2014 시즌 페네르바체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견인하며 두 시즌 만에 다시 MVP에 선정됐다. 김연경은 페네르바체에서 6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2번의 리그우승과 두 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고의 윙스파이커로 명성을 떨쳤다.

국내 복귀 가능성 언급, '쌍둥이 자매'와 함께 뛰는 장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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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터키리그를 떠나 중국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로 이적한 김연경은 이적 첫 시즌 상하이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연경은 1년 만에 터키리그로 복귀해 엑자시바시에서 2018-2019 시즌 터키컵과 터키슈퍼컵을 들어 올렸다. 김연경은 주장 완장을 찬 2019-2020 시즌에도 슈퍼컵 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지만 도쿄 올림픽 예선에서 복근 부상을 당하고 코로나19로 터키 리그가 중단되면서 국내로 돌아왔다.

지난 1일 재활과 개인훈련을 병행하면서 다음 행선지를 알아보고 있는 김연경이 국내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국내에서 단 네 시즌만 뛰고 일본으로 진출했던 김연경은 V리그에서는 임의탈퇴 신분이기 때문에 국내로 복귀할 경우 무조건 원소속팀인 흥국생명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미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과 계약하면서 샐러리캡 10억 원을 소진한 흥국생명이 김연경까지 영입한다면 다음 시즌 선수구성에 상당한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가세할 경우 리그의 형평성 문제도 배구팬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미 이재영과 이다영을 동시에 보유하며 강한 전력을 구축한 흥국생명에 김연경까지 입단한다면 흥국생명은 국가대표 주전 7명 중 3명을 동시에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가진 외국인 선수까지 가세할 경우 흥국생명은 V리그 여자부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무시무시한 슈퍼팀이 될 수도 있다.

흥국생명이 리그의 균형적인 발전과 샐러리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연경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리베로나 센터 등 부족했던 포지션을 채우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김연경 효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흥국생명이 한국 여자배구 역사상 최고의 스타를 내보낼 확률은 매우 낮다. 단지 복귀 가능성을 내비쳤을 뿐임에도 이렇게 배구팬들이 혼돈에 빠진 이유는 한국복귀 가능성을 알아본 선수가 다름 아닌 '여제' 김연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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